화려했던 '08 ELECTION이란 타이틀의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오바마는 미국인들이 원하는 변화의 산 증인으로서 연단 앞에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세계인이 이를 지켜보았다. KBS도 역시 세계인과 함께 지켜보았다. KBS 1tv는 미국 동부지역 투표소의 투표가 마감하는 시점부터 뉴스특보를 통해 미 대선의 추이를 생중계했다. CNN 동시통역과 세계 각국의 특파원들을 연결하며 세계의 반응을 살피기도 했다.
그와 동시에 KBS는 특파원들을 통해 '오바마의 당선이 유력시됨에 따라 각국 언론들은 앞으로 자국과 미국 간에 어떤 관계 변화가 있을 것인지 예측하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각국이 앞으로 대미관계에 있어 어떤 변화를 겪을 것이고 앞으로의 대응은 어떠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친절하게도 부연설명을 덧붙여주었다.
하지만 정작 KBS의 미 대선 특보에선 '한국의 목소리'는 없었다. 소위 전문가라는 국제 특파원과 대학 교수가 스튜디오에 있었음에도 오바마와 맥케인의 주요 정책에 있어서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앞으로 한국의 대미외교에 있어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경제적 측면에선 후보별로 어떤 장단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속시원히 긁어주지 못했다. '한국방송'이 외국의 미래는 제시하면서 한국의 미래는 제시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오히려 KBS는 뉴스특보 내내 투표 현장 스케치나 오바마의 일대기, 대선과 관련한 인기 UCC 따위를 소개하는 데에 집중했다. 반나절 가까이 이어진 뉴스특보는 참신하고 심도있는 분석은 고사하고 대선 기간 내내 우려먹었던 낡고 낡은 소재들만 다시 쓰여질 뿐이었다. 심지어 이것은 KBS 뿐만 아니라 SBS나 YTN도 마찬가지였다는 점에서 한국방송의 전반적인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인터넷이 존재하는한 기존의 매스미디어들이 속도에 있어서는 쫓아갈 수 없다. 따라서 이제는 속보성보다 심층적인 분석 등 다른 차원에서 경쟁의 우위를 점하려 노력해야할 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박 겉핥기식 보도에 그치며 타국의 현장을 전하는데에 그치는 모습은 과연 한국공영방송이라는 이름이 걸맞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도록 만든다. 한국방송에 정작 한국의 목소리가 없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정치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각 방송사들이 하는 클로징 멘트는 대체로 비슷하다. "이제는 당론에 입각한 정치논쟁보다 민생을 위한 정책논쟁을 보고 싶다"는 것이 그것이다.
시청자들은 오바마가, 혹은 맥케인이 어느 주에서 몇 포인트 차로 이기고 있는지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 인터넷 클릭 몇 번이면 보다 더 신속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장의 흑인들이 오바마에게 투표하고 웃음을 지었는지 백인의 눈치를 보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린 우리에게 그들의 혁명적 결정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 알 권리가 있고 알아야만 한다. 오바마의 일대기나 미국의 혁명적 결정에 대한 찬사를, 그것도 하루종일 굳이 한국 대표 공영방송을 통해 보고싶지는 않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CNN 번역 자막 방송을 실시하는 것이 낫다.
각 방송사 보도국들은 오늘 일을 계기로 자신들의 클로징 멘트를 다시 한 번 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After Now;
9시 뉴스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건만 낮에 있었던 뉴스특보와 썩 다른 부분이 보이질 않는다. CNN에서도 오바마의 당선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분석하고 오바마의 한계나 그가 앞으로 해야할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왜 KBS는 오바마라는 유색인종이 가져온 기적적인 결과에만 주목하고 장미빛 앞날만을 보여주는 것일까? 한국에 제2의 미군정기가 온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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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한국에 그러는 거 바라는 ㄱ자체가 에러
그래도 바꾸려고 노력을 해야지 노력도 안하면 되는게 없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