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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an

2008/05/30 14:12
계획, Plan.

우리에게 있어 이 말은 뭔가 큰일을 할 때에나 써야할 것 같은 거창한 느낌을 갖도록 만든다. 이 느낌은 때때론 이런 정도에 계획까지 세울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고, 또는 무계획이 계획이라는 궤변 하에 아무런 생각 없이 케세라 세라를 외치도록 만드는데 일조하곤 한다. 사실 ‘현재로부터 일정한 미래까지 해야 하거나 하고 싶은 일의 발생 순서를 미리 결정하여 구체적인 시간대 위에 배치하는 작업’이라는 말로 계획이란 단어를 정의내리고 보면 무언가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계획이란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고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일이며 가까이에 있기도 하다. 처음 가보는 지역에 가서 적당한 먹거리 하나 찾지 못해 결국 빈속으로 쫄쫄 굶을 처지를 모면하기 위해 출발 전 미리 지역 조사와 이동 경로 등을 찾아보는 일은 우리에게 그다지 낯선 일이 아니다. 더 가까운 예로 그, 혹은 그녀와의 데이트를 위해 밤을 새워가며 루트를 찾고 식사와 영화를 준비하며 어느 곳부터 어떤 순서로 들러야 최고의 데이트가 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해본 경험은 한 번 쯤은 겪어 보았음직한 일이다. 이처럼 그의 손을 한 번 잡기 위해서도 수많은 정성과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우리인데, 왜 하루, 한 주, 한 달, 일 년을 계획 한 번 하지 않고 연말이면 후회와 함께 새해를 맞이하는 것일까. 우리 인생이란 내일 있을 데이트에 쓸 귀걸이를 준비하는 것보다도 못한 가치인가.

2001년 숨지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사업가 중 하나였던 메리 케이 애시는 “계획 없이 하는 일은 무위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작은 사고의 차이가 삶을 진행시키는 데 실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계획을 세운다는 것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로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굳이 이런 격언이 아니더라도 아주 간단한, 위에 제시된 예시만으로도 우리는 그 중요성을 깨닫고 있지 않은가. 어디로 가야할 지, 무엇을 먹어야 할지도 모른 채 높은 힐에 혹사당하며 지겨운 하루를 보낼 것인가, 잘 짜여진 나만을 위한 데이트 코스에서 낭만적인 하루를 보낼 것인가.

때때로 일상에서 부딪히는 벽이나 달력에서 파버리고 싶을 만큼 증오스러운 날을 느낄 때, 재수 옴 붙었네 라며 짜증만 내고 지나치지 않고 데이트 의상을 고르는 정도의 수고만으로 하루를 반성하며 나아진 내일을 계획한다면 그것이 곧 인생의 마스터플랜을 위한 첫걸음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제라도 백 속의 플래너를 다시 한 번 열어보자. 어제의 나는 어떠했는가, 내일의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008년은 이미 시작되었다.

- 2008년 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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