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終。

2008/12/31 02:04

#01、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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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2008년 올해의 한자로 変을 뽑았다. We need Change를 외쳤던 쌀나라 사람들 때문인지 세상 돌아가는 꼴이 심상찮았던건지, 스님은 힘있는 글씨체로 변화를 의미하는 變을 적어내렸다. 매 수업에 들어갈 때마다 교수님들께서 '비록 결과가 어떻게 드러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변화의 시대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여러분들은 행운아다'고 말씀하셨던걸 생각해보면,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사실 저 글자는 変化의 変으로 읽히기보단 다른 의미로 읽히는게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일본어의 変だ는 henda라고 읽히며, 이상하다라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2008년의 세상은 상식선에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오바마의 당선이 너무도 당연한 해였지만, 어떤 의미에선 미국 역사가 다져온 상식에 의하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오바마 당선 이후 무기 판매가 늘고이건 무기 판매에 오바마가 부정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KKK가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만 봐도 흑인들 외에 백인순혈주의자들에겐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음엔 틀림없다. 한국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은 작년에 있었던 일이지만, 당선 직후 인수위 시절 보여줬던 기행들은 서민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일이다. 이상할 만큼 지독한 돈에 대한 집착은 헤지펀드를 비롯한 문란한 금융질서를 만들어냈고, 결국 세계 대공황에 버금가는 금융위기를 통해 라트비아 국민들은 러시아 대부호에게 나라를 사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変은 이상할 変이다.

#02、新
変을 보면서 내게 어울리는 2008년 올해의 한자는 무엇이었을지 생각해봤다.

새로울 신新.

2008년은 새로운 것들을 많이 경험한 해였다.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것들부터,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그 속에서 손에 꼽힐만큼 중요한 일들까지. 소심한 성격을 바꾸어보고자 이런저런 새로운 시도들도 했었고 - 예를들면 프리허그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 -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발적이고 강력한 정치적 의사표현을 해보기도 했다. 수업을 들으며 신문방송이라는 내 전공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분야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었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몇가지 새로운 사실을 깨닫고 터닝포인트로 삼게된 일도 있었다.

다시 말하면 2008년은 지금까지 직접 맞부딪히길 피해왔던 일들에 대해 직면해보는 도전의 해였다. 전체적으론 나름 성공적인 도전들이었다고 자평하고 싶다. 그 내용을 일일이 열거하지는 못하지만, 개인적으론 만족스러운 도전들이었다. 물론 실패한 도전도 있었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지 않는가.

2009년에도 새로운 일들이 이어지겠지. 새해가 나흘이 지난 오늘까진 한 번의 새로운 도전과 한 번의 새로운 실패를 경험했다. 13일에 입대를 하면, 정말 새롭고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에 도전하겠지. 때론 성공에 흡족해하기도 하고 때론 실패에 씁쓸해하기도 할테지만, 작년의 경험을 발판삼아 점점 새로운 것들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길 나 스스로에게 바란다.

2009년의 마지막, 올해의 한자는 새로운 도전新의 성공을 통한 기쁨喜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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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프리허그 멤버를 모집합니다. 어떤 분이라도 상관없어요.

저를 모르시는 분도,
저를 아시는 분도,
이 블로그를 통해 아신게 아닌 분들이라도,


어떤 분들이든 좋습니다.


프리허그, 12월 31일 늦은 시각에 하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같이 사랑을 나눠요.

연락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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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gmail은 네이트온이에요.
함께 사랑을 나누실 분들 연락 많이 기다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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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t.Ashley 2008/12/27 11:40

    오오 또 하시는군요 ㅎ
    크리스마스 후기도 좀 ^^;

    perm. |  mod/del. |  reply.
    • rasche 2008/12/31 01:14

      죄송해요 ㅠ 댓글이 늦었네요
      요새 술 마시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어서 (…)

      또 하고 싶은데 같이 하자는 사람이 없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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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정이 곧 예수다

2008/12/22 10:21
한완상 선생님의 「예수없는 예수교회」란 책을 오연호 교수님께 추천받았다. 시험기간이 끝나자마자 밤을 세워 책을 넘겼다. 교수님 말씀대로 술술 읽히는 쉬운 책이었다. 제목만 보고는 한국 교회의 구조적 병폐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학문적인 책인줄로만 알았건만, 막상 읽어보니 한완상 선생님 자신의 신앙고백에 가까웠다. 그 뜨거운 신앙고백을 읽고 있자니 신자로서의 내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염치없지만 그분과 나의 생각이 맞닿은 부분도 있었고.

생각해보면 나는 가톨릭 신자로 지낸지 7280일째가 되었다. 모태신앙으로 출발했으니 햇수로 20년이다. 고3이 될 때까지 꼬박꼬박 성당에 나갔고, 작은 성당인지라 이을 사람이 없어 중1부터 복사단장으로 6년을 지냈다. 내 지난 시간에서 성당을 빼고나면 대부분의 추억들이 사라질 정도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것들을 배우기도 했으니 학교 다음으로, 아니. 어떤 의미에선 내게 가장 많은 것들을 가르쳐준 곳이 바로 성당이다.

진지하게 성직자가 되는 것을 고민했었고 예비신학교에도 나갔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오만하고 교만한 짓이지만, 예비신학교에 나오는 다른 아이들을 보며 이런 사람들이 성직자가 되느냐고 한탄하고 신부가 되는 것보다 수도사가 되겠다며 꿈을 접기도 했다. 물론 그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고 말이다.

그런 내가 어느 순간부터 냉담자가 되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부터다. 물론 그 전부터 성당에서 일어나는 여러 어른들 사이의 일을 지켜보며 회의감에 젖어있었던 것이 계기이기도 했고. 대학에서 세계사 속의 가톨릭 역사나 조금은 철학적인 내용들에 대해 배우고 생각해보며 한국 교회에 대해, 예수와 그리스도란 존재에 대해 회의가 들기 시작했던게 진짜 이유라면 이유다.

애초에 모태신앙이었던 만큼 내 선택권이 존중받지 못했다는 불만도 있었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병폐가 싫었다.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자들이란 사람들이 여느 무신론자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생활을 보내는 것도 보기 싫었다. 그렇다고 내가 잘했었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 속에 있으나 바깥에 있으나 다를 것이 없는데 굳이 가톨릭 신자를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내가 보는 다른 종교들도 충분히 본받아야 할 점들이 많은데, 가톨릭 신자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교리들이 많았다. 제 아무리 타 종교에 관용적인 가톨릭이라지만 어찌되었든 유일신앙이란 점은 넘어설 수 없는 벽이었고 타 종교와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이런 이유들 외에도 냉담하게 된 계기 중엔 서울의 성당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던 점도 있다. 사람과 부대끼며 정을 느낄 수 있다는게 내가 성당에 나가는 가장 큰 이유였는데, 서울의 큰 성당들에선 그런 것들을 느끼기란 쉽지 않았다. 이 얘길 큰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그 속은 충분히 따뜻하고 정이 넘친다. 네가 겉돌아놓고 그런 얘길 너무 쉽게 하는거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내가 다녔던 성당에선 새로운 사람들에겐 먼저 손을 내밀었었다. 비록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된지도 그리 오래지 않았고 사람 숫자도 적은데다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을 넣어 벽을 만든 가건물이었지만, 굳이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신부님이 미사 전과 후에 입구에서 서서 오는 사람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안부를 물었고, 신자들도 그를 따라 외부인들에게 따뜻했다. 성당에서 예산을 마련해서 여름엔 성당 내부에 간이 풀장을 만들어 동네 아이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오히려 난 외부에선 정을 느낄 수 없고 내부만 뜨거운 성당이나 교회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예수가 말했던 사랑은 아마 그런게 아닐거라고 난 믿고 있으니까. 교회란 교회 안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보온기가 아니라 세상을 따뜻하게하는 온열기가 되어야 한다는게 내 믿음이다. 안팎을 구분하는 일 자체가 부질없는 짓이긴 하지만,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서성이는 자가 있다면 먼저 손을 내미는게 교회와 신자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난 점점 가톨릭으로부터 멀어졌다. 그러면서 난 오히려 불교적 심성과 가깝고 생활패턴은 일본식 종교와 같으며, 종교를 바라보는 시선은 무신론자에 가까워져 간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가톨릭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굳이 교회의 교리에 얽매이지 않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생활과 뜨거운 정을 가지고 있다면 그 어디에 가더라도 신은 나와 함께 한다고 생각했다. 어디에도 없는 신이라면 어디에든 있을 수 있을테니까.

책을 읽으며 비록 (교리적으로) 부정한 생각이지만, 결국 지향하는 바는 한완상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바와 별다를 것 없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한완상 교수님의 중심엔 역사적으로건 메시아로서건 예수란 인물이 있을테고 내겐 그런 구심점이 없는지도 모르지만, 배척없이 누구에게나 열린 뜨거운 사랑이 예수의 마음 아니던가. 그 뜨거운 사랑이 내게는 情이란 이름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고. 결국 뜨거운 정을 가지고 나누는 자가 곧 예수 아닐까. 너무 불경한 소리인가. (…)

한상완 선생님을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직접 뵈었을 때, 책에 사인을 하고 어깨를 두드리시며 예수교회에 대해 말씀하시는 얼굴에서 확신와 열정이 타올랐다. 그러면서도 입에선 자신이 아직 차가운 사람이라고 말하셨다. 나도 그렇게 늙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골 촌놈의 뜨거운 정을 가지고, 언제까지나 어린아이로 살 것처럼. 그러나 늘 아직 식어있다는 겸손함으로.


책의 내용에 대해, 한국교회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쓰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내 신앙고백이 되어버렸다. 선생님은 그러면서도 잘 비판하시던데, 난 안되는거보니 아직 멀었나보다. 이건 뭐 서평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일기라고 하기도 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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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신」

2008/12/22 08:22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뛰어난 글쟁이다. 중학교 시절, 도서관을 매일같이 들락날락 거리며 빌려 보았던 개미에서도 그러했고, 이후 차례로 읽었던 타나토노트나 아버지들의 아버지, 뇌 등 그의 대부분의 소설에서 그러했다. 물론 개미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는다는 느낌은 있지만, 그런 것들과는 별개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여전히 뛰어난 글쟁이다.

한 번 읽으면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그만의 몰입감이나, 허황찬란한 이야기라도 그가 말하면 진짜일 것 같은 과학기자 출신이란 경력을 살린 현실감 등 여러 장점들은 베르나르 베르베르란 이름을 달고 출시되는 신작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보고야 마는 내 독서습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사실 부끄럽게도 책을 손에서 놓은지가 꽤 되었기에, 입대 전 책 스무권은 반드시 읽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했었는데, 교내의 서점에 떡하니 놓인 신을 보니 역시 지나칠 수 없었다. 지갑이 비어있던 데다가 시험기간이라 걱정은 됐지만, 뭐 그게 대수랴. 메마른 내 감정에 불을 지피는 것에 비하면 돈이나 학점은 별 문제가 안된다. (…)

그렇게 읽게된 베르나르의 신작 뇌는 뭐랄까. 나무 이후로 계속적으로 느끼는 실망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계기가 되었달까. 인터넷으로 찾아본 서평엔 역시 그만의 상상력이 있다며 호평일색이지만 그런 평가들만큼의 가치가 있는 책인지 잘 모르겠다. 내 취향이 변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느낀건 더도말고 덜도말고 실망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내가 생각하는 베르나르의 장점 중 하나는 그만의 과학적 현실성이다. 과학기자 출신인 그가 주장하는 것들은 그 어떤 것도 현실감있게 와닿도록 만드는 것이 그의 장점이었다. 게다가 그는 강한 집념과 관찰력을 바탕으로 11년 동안 1백번이 넘는 퇴고를 거쳐 개미라는 걸작을 만들어내지 않았던가. 물론 그를 뒷받침하는 독특한 상상력이나 몰입감이 글을 더욱 맛깔나게 만들지만, 소설은 허구적 내용일지라도 현실감있게 와닿을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그런데 그가 과학적 현실성을 잃은 듯 보인다. 파피용 때부터 그랬다. 길이 32km 지름 5백미터의 거대한 지구대용 우주선을 만들며 원심력과 같은 최소한의 기초적 과학지식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을 때부터 의심스러웠다. 파피용은 읽을 때엔 '이런 것도 있을 수 있겠구나'란 기발함과 현실성보다 '이게 말이 돼?'라는 의구심이 계속 일었다.

아래는 파피용을 읽을 당시 썼던 일기의 한토막이다.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개미+타나토노트+인간'이 떠나가지 않았다. ……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지루하다. 그리고 뻔하다. 참신성이 떨어진다. 지금까지 베르나르에게 붙어있던 수식어의 모든 반의어를 갖다 붙여도 될 것 같다. …… 지름 5백m. 길이 32km. 시속 250만km의 우주범선은 이론도 감정이입도 불가능해보인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일까. ……
 
늘 말하지만, 베르나르. 난 10년에 한 번씩 당신 작품 봐도 좋으니 부디 내 기억에서 잊혀지지 말기를 바라요.
파피용은 번역을 이세욱 씨가 맡지 않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과학에 대한 각주가 부족했다. 전문용어라도 좋으니 내게 그럴듯하게 와닿을 현실성의 근거를 가져와주길 애타게 바랐는데, 그런 것들이 부족했다. 뇌나 아버지들의 아버지를 읽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베르나르의 책을 읽으면 마치 그가 지식 자랑을 하고 있는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막대한 양의 과학적 지식을 쏟아부었는는데….

신도 마찬가지다. 신 후보생들이 지구를 다루는 과정에서 몇가지 과학적 정보는 언급되지만 그 과정은 그저 '정신을 집중'하고 '앙크를 쏘는' 정도로 묘사된다. 신들은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해보려고 했지만 이미 마음을 떠난 책에게 그정도 관용을 베푸는 건 불가능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해 기존의 것들을 차용해놓고 신들의 세계는 여전히 지엄하고 전능하니 정신만 집중하면 지구쯤은 쉽게 만들어지는 세계로 만들어버리는건 베르나르답지 않다. 신들이 그렇게 전지전능하다면 애초에 인간을 만들 때 DNA구조나 척추구조 따위에 신경을 쓰진 않았겠지.

현실은 자기 편할대로 재구성하면서 그 설명은 미약하고, 한국 독자들에게는 떡하나 던져주듯 한국인을 등장시키고 한국에 대해 서술해주는 베르나르의 모습이 이번 신작에서 극대화되는듯해 그저 실망스러울 뿐이다. 이미 전작에서 했던 얘기와 세계관을 억지로 이어붙이고 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고 말이다. 천사들의 제국까진 그게 이를 완벽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쩜 그의 상상력은 천사들의 세계까지인지도 모르겠다. 그에게 신의 세계는 너무 거대한 영역인지도.

이런 실망 속에서도 다행스러운건 여전히 그가 뛰어난 글쟁이란 점이다. 그가 글을 그렇게 잘 쓰지만 않았더라도 나는 이 책을 3류 판타지 정도로 생각하고 덮었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학문적인 내용을 다룬 비문학이라면 모르겠지만 문학 소설을 읽으며 내용 하나하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토를 달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런 기분들을 그의 글쓰기가 억눌러주었다. 전혀 무관해 보이는 것들에 대해 새롭게 바라보며 연결지어나가는 능력 하나만큼은 역시 최고니까.


아마 내년이면 그의 또다른 신작이 등장할 것이다. 군에 있을테니 바로 읽어보지는 못하겠지만, 이대로라면 읽지 못하더라도 그다지 아쉽지 않을 듯하다. 물론 그 다음 책에서 전작들의 등장인물이나 문구가 등장하면 생소하게 여겨지겠지만, 그 역시도 있으나 마나가 아닐까 이젠.

파피용을 읽고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해야할 것 같다.

베르나르, 당신이 개미를 쓰며 보여줬던 열정과 호기심과 집중과 관찰을 한 번만 다시 보여줘요.
그리고 내게로부터 더이상 잊혀지지 않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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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Tracked from 김재호의 디지털보단 아날로그 2009/01/05 21:19 del.

    신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새로운 이야기이다. 나는 컴퓨터 공부를 시작한 이후로는 이런 종류의 책들을 전혀 보지 않는데, 그래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은 나올 때 마다 꼭 본다. 나는 그가 쓴 거의 모든 책들을 읽었는데, 그 중에서 '뇌'가 가장 재미있었다. '뇌'는 내가 읽은 그의 첫번째 책이었는데, 그래서 그 책을 가장 재밌게 봤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상상력. 그리고 다른 공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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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

2008/12/12 00:56
동생생일 !



이 문제가 아니라 내 입대일
102로 갑니다

아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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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3 21:49

    ...토닥토닥

    perm. |  mod/del. |  reply.
  2. 연어 2008/12/18 22:15

    아흙ㅠㅠ설원으로가시는구먼

    perm. |  mod/del. |  reply.
    • rasche 2008/12/19 18:01

      아흙, 슬퍼요 ㅠ 설원이 아니라 거의 난지도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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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HUG

2008/12/11 13:49
FREEHUG
12/25 크리스마스
5~7PM 인사동
7~9PM 대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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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3 21:50

    와우= ㅁ= 화이팅//ㅋㅋ

    perm. |  mod/del. |  reply.
    • rasche 2008/12/13 22:14

      화이팅은 화이팅인데, 죄송하지만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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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첫 눈발이 날리다-

2008/12/07 18:22


 


우울이라는 핑계로 만사를 제쳐둔채
아침에 잠이들어 저녁에 깨어나
기숙사 창문을 바라보니 하이얀 눈발이 휘날린다.

서울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첫눈인데
처음과 두번의 마음가짐이 다르다.
아니 어쩌면 변한건 마음가짐이 아니라 나 자신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신났던 첫번째의 첫눈으로 돌아가고 싶고,
등뒤에 숨길 사랑일지언정 그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분노도 미움도 섭섭함도 질투도 미안함도 자괴감도 없이
그저 눈만을 바라보며 하이얀 미소를 지고 싶다.
그때의 행복을 지켜올걸 그랬나보다...

많은 생각들이 눈발에 뒤얽혀 내 어깨에 내려앉는다.

없애고자하는 추억
잊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저 기억을
잠시라도 좋으니 수북히 쌓아서
 덮어줬으면, 가려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려진 동안 다 잊고 사는거다-!



쌓인 눈은 금방 녹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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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다아 !

2008/12/07 08:48

첫눈이 내린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을 읽으며 밤을 새고 초췌한 몰골에 퀭한 눈으로 두툼한 파카를 껴입고서 아무도 없는 자취방의 창문을 열었더니 -


첫눈이 내린다.


함께 이 첫눈을 감상할 여자친구도 없고, 시험은 사흘이 채 남지 않았건만 2008년의 첫눈은 그저 산뜻하기만 하다. 비에 젖은 진눈깨비가 아닌, 탐스러운 함박눈이 선깃줄에 걸린다. 자취방 창문 너머로 날린다. 언제 땄는지도 모르는 미지근한 콜라를 마시며,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본다.


이 눈은, 수련생 신들이 내리는 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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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대학생 K군은 다시 맛보고 싶지 않은 역겨운 경험을 해야만 했다. 교내에 입점한 소규모 카페에서 허브티 한 잔을 주문했던 것이 화근의 시작이었다. 유명 기업인 유니레버의 립톤 카모마일 허브티를 구입한 그는 차를 다 마신 후, 티백을 재활용하기 위해 컵을 열었다. 컵을 열자 티백 외에도 하얀 물체가 있었고, 자세히 살펴보던 K군은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 그 하얀 물체의 정체는 애벌레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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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티에서 나온 애벌레

이미 차를 다 마셔버린 K군은 역겨웠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고, 구입처로 달려가 차에서 벌레가 나왔음을 알렸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잘 모르겠다' '음료회사와 상의하라'였다. 결국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티백을 뜯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의 티백에서 나온 애벌레가 50마리가 넘었기 때문이다. '(벌레가) 역겨워 세는 것을 그만 두었으니, 실제로는 더 많은 벌레가 있었을 것'이라고 K군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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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톤의 허브티에서 나온 벌레들

카페에서 보상받는 것이 더이상 힘들다고 생각한 K군은 립톤의 모회사인 유니레버의 홈페이지를 찾았지만 제품에 대한 불만을 적을 수 있는 곳이 존재하지 않았다. 유니레버는 해외에서 사용하는 홈페이지를 한국어로만 바꾸어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 사용자들이 쉽게 알아보기 힘든 구조였다. 결국 사건이 일어난지 한 달여가 흐른 이 시점까지 K군은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수입식품의 유입은 매해 늘어나는 추세다. 가장 대표적인 수입국인 중국에선 2005년 3억 4691만 달러에서 2007년엔 4억 5574만 달러로 두자릿수로 불어난 양이 수입되었다. 덩달아 수입 식품에 대한 불만도 꾸준하다. 올해 3월 시작된 소비자신고센터에 고발된 수입식품 불량사례는 8월까지 5개월간 555건에 이른다. 그 중 중국산이 505건으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없체는 '모르겠다, 회사에 문의하라' 수입업체는 '책임 없다, 본사에 문의하라'며 떠넘기기나 환불조치를 통한 입막음에 급급할 뿐, 수입체계나 관리체계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은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K군은 '고발도 상담도 어렵다. 나 하나 얘기쯤 묻히면 그만이다. 소비자들은 정말 기업의 봉이 되어버린 것 같다'며 식품안전과 위생에 대한 강력한 처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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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허그

2008/12/06 02:04
FREEHUG!


2008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학교 사람들과 함께 프리허그를 하려고 합니다.

사실 호빗과 오크의 혼혈이 이런 사랑이 듬뿍 담겨야 할 따뜻한 이벤트를 하면 구타와 비난이 쏟아지는 피비린내 나는 살육의 현장이 벌어질 것도 같지만, 그래도 이번 학기만큼은 군입대도 코앞으로 다가왔겠다 만 20세가 되기 전에 기억에 남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하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못하고 있었는데, 같이 프리허그를 하게 될 형이 먼저 꼬드겨서 악마의 꾐에 그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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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급 프리허그를 원한다면 과감한 [뒤로가기]


장소는 명동이나 강남역을 최초엔 생각했지만 날이 날인지라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복잡하기만 할 것 같고, 역시 대학로나 인사동을 생각 중입니다. 시간대는 아마 늦은 다섯시부터 아홉시정도? 사랑을 나누자구요, 우리. 날도 춥고 경제는 어렵고 세상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만 돌아가 화가 나는 이 시대에, 추운 겨울 따뜻하게 사랑으로 감싸안아 꽁꽁 언 마음들 녹여낼 수만 있다면. 부끄럼따위가 무슨 대수겠어요? :)


.................................................라지만 사실 군대가기 직전이라 무서울게 없어, 뭐 이런거.



아아, 그나저나 이래놓고 아무도 안 안아주면 낭패. 아무도 몰라줘도 낭패. 형님의 그녀가 형님을 모른채 스치듯 지나가도 낭패. 이거 실타래에서 댓글 밀어주기 운동으로 안 뽑아주려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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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Amaris 2008/12/06 03:05

    이미 그 날은.. 다들 허그한 채로 다니고 있을지도 몰라유..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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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sche 2008/12/06 04:41

      안녕하세요 ! 오랜만에 뵈요 ㅠ
      요새 과제폭풍에 쩔어있었더니..........................

      예수는 말했습니다, "네 원수를 사랑하라"고.

      커플솔로 안가리고 사랑해야지요,
      예수생일인데 ㅠ

  2. Jin_a 2008/12/06 10:53

    대학로면 우리집이랑 너무너무 가까워서 쫓아가버릴지도 몰라요 ㅋㅋㅋㅋㅋ
    지금 rss는 확인 중이에요! 바로 확인하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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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sche 2008/12/06 20:14

      오셔도 상관은 없는데 ~ ㅎ 프리허그 할 여자분이 그날 계시려나 모르겠네요 ㅋ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ㅠ

  3. Amaris 2008/12/06 23:22

    대학로면 우리 학교(한성대)도 가깝긴 한데..... 다음주면 시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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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sche 2008/12/07 01:59

      그냥 그날 마침 생각이 났는데 시간도 널널하고 바쁜 일 없으시면 오셔서 안아주세요 ㅋㅋ

  4. Amaris 2008/12/08 08:59

    제가 어디선가 노려보고 있을지도........................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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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sche 2008/12/09 04:01

      반드시 찾아서 안아드리겠습니다 ㅋ

  5. st.Ashley 2008/12/09 02:27

    (조용히) 크리스마스 당일 대학로에 꼭 가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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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sche 2008/12/09 04:01

      알고보니 인사동이고 막....
      애슐리 님도 반드시 찾아내서 안아드릴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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